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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포츠담 | 자연주의 정원의 성지, 칼 포스터 (Kahl Foester) 정원 - 2 공간구성 본문

# Landscape/Germany

독일 포츠담 | 자연주의 정원의 성지, 칼 포스터 (Kahl Foester) 정원 - 2 공간구성

Hayes Kim 2025. 4. 20. 22:38

정원 안내판 (2025, Kim)

위의 안내판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칼 포스터는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독일의 다년생 식물 정원사이자 식물 육종가 중 한 명이었다.

1912년부터 그는 그의 개인 주택 주변에, 포스터 가문의 묘목장 바로 옆에 전시용 정원을 조성했다. 여기서 그는 다년생 식물과 목본 식물의 다양성과, 다양한 정원 장면연출에서의 그 식물들의 사용법을 보여주었다. 포스터는 정원 구역을 개별적인 "정원 공간"으로 나누었다. 이 공간들은 다양한 원예 테마에 전념했으며, 그 외에도 각각 다른, 포스터의 "일곱 개의 계절"에 따라 분포된 개화 절정기를 보여주었다: 초봄, 봄, 늦봄, 여름, 가을, 늦가을, 그리고 겨울.

1981년부터 칼 포스터 정원과 주택은 문화재 보호를 받고 있다. 2001년 포츠담 연방 정원 박람회의 일부로서, 90년 된 정원은 다시 옛 영광을 되찾았다."

정원의 모습 (2025, Kim)

칼 포스터의 정원은 총 네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져있다. 직역하면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 (1) 봄길 (Frühlingsweg), (2) 함몰형 정원 (Senkgarten), (3) 가을화단 (Herbstbeet), (4) 암석원 (Steingarten). 입구로 들어가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순서대로 소개하겠다.

1. 함몰형 정원 (Senkgarten)

실제로 입구로 들어가면 위에 있는 전경 사진처럼 집과 메인정원 (함몰형 정원)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4월에 방문했기 때문에 봄꽃들이 피어있었다. 길을 가다 멈추고 벤치에 앉아 있으면 히아신스향을 맡을 수 있다.

집을 등진 방향으로 본 메인 정원 (2025, Kim)
메인정원 (2025, Kim)

메인정원 안 벤치에 앉아 사진을 한 장 찍어보았다. 온 프레임안에 식물들이 꽉 차있다. 낮은 벽들을 둘러싼 베르게니아 (Bergenia Flamingo)로 꾸며진 장식이 정원을 더욱 다채롭게 해주고 있었다.

Bergenia Flamingo (2025, Kim)

메인정원 양 옆으론 두 층으로 된 계단식 구조가 보인다. 화려한 꽃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지 않고 곳곳에 심겨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인지 더욱 자연스러움을 풍겼다.

메인정원 옆 계단식 정원

정원의 4개의 공간엔 포함시키진 않았지만 메인정원 왼쪽으로 "봄길"이 있다면 오른쪽엔 칼 포스터의 개인 녹지가 있다. 식재보단 녹지의 비율이 더 높고 나무들이 곳곳에 심겨있다. 조각상이 있으며 나무 밑에 벤치가 배치되어있고 생울타리 앞 공간에만 식재들을 심으려고 직원들이 관리하고 있었다. 아마 이 곳은 그의 가족이 녹지에서 뛰어놀거나 휴식하는 용도로 쓰였을 것이다.

Privatgarten (2025, Kim)
Privatgarten (2025, Kim)
Privatgarten (2025, Kim)

정원 뿐만 아니라 집도 형형색색의 꽃과 식물들로 꾸며져 있었다. 직원들분이 꼼꼼하게 관리하고 세심하게 장식을 해놓은 요소들이 구경하는 내내 끊임없이 느껴졌고 이 공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Kahl Foester Garten (2025, Kim)
Kahl Foester Garten (2025, Kim)
Kahl Foester Garten (2025, Kim)
Kahl Foester Garten (2025, Kim)
Kahl Foester Garten (2025, Kim)


2. 봄길 (Frühlingsweg)

메인정원을 구경하고 왼쪽으로 길이 하나 나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길이 바로 봄길이다. 봄에 개화한 식물들이 가득 채운 길이다. 이름에도 "길"이 붙은 것으로 알 수 있는 가을화단이랑 이어지는 직선형의 공간이다.

봄길 입구 (2025, Kim)
봄길 출구 (2025, Kim)

3. 가을화단 (Herbstbeet)

봄길의 끝에선 사각형 공간의 가을 화단을 만날 수 있다. 아직 가을이 오지 않아서 풍만한 다채로움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다채로운 봄꽃들이 그 공간을 꾸미고 있었다.

가을화단 안내판 (2025, Kim)
가을화단 (2025, Kim)
가을화단의 예쁜 꽃과 내 그림자 (2025, Kim)

4. 암석원 (Steingarten)

가을화단에서 이어지는 공간으로 집의 뒷 편에는 암석원을 볼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돌들이 주된 공간구성요소인만큼 높낮이가 생겨서 그런지 입체감이 공간의 생동감을 주었다. 다른 공간에선 볼 수 없던 큰 체격의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암석원 (2025, Kim)
암석원 (2025, Kim)
암석원 (2025, Kim)
암석원 (2025, Kim)

이 정원은 실제로 포스터 가족이 거주하며 가꾸었고 공적 목적이 아닌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 그래서 포츠담의 명소라고 추천하기엔 조금 애매하지만 정원이나 식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너무나 만족할 수 있는 장소이다. 조경의 성지라고 불리는 만큼 수 많은 정원가와 조경가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은 곳이여서 배우는 재미도 있다. 혼자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 작은 공간안에서 몇시간을 홀로 보냈는데도 보고 맡고 느끼는 다각적인 경험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했다! 이 정원에 관해 이 글이 벌써 두번째 포스팅인데도 할 이야기들이 넘치고 보여주지 못한 요소들이 내 마음과 사진첩에 남아있다. 나는 봄에 마주한 이 정원의 얼굴에 엄청난 매력을 느꼈다. 칼 포스터의 딸인 마리안네가 정원을 일곱 계절동안 가꾸며 쓴 책이 있는데 어느 날 나에게 주는 선물로 그 책을 선물할 계획이다. 그럼 이 정원의 얼굴들에 대해 더 알게 될 것이고 이 곳에 공유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정원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