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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4/09 (5)
Hey Hayes
독후감 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나는 원래 독서를 할 때 하이라이트만 주로 많이 하고 코멘트를 적지는 않았다. 정보에 대한 욕망인가 나는 내 생각에 집중하는 것 말고 다음 장, 다음 정보가 궁금해 장을 넘기기 급급했다. 읽은 책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다른 책의 같은 내용이 비교가 될 지경에 이르렀을 즈음 독서하는 나의 뇌에도 생각할 공간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며 진화생물학, 사회심리학, 지리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동시에 접하고 있는데 내 연구의 주제를 바탕으로 그 여러 학문들이 이어지는 어느 지점이 발견되면서 그 포인트에 나는 떠오르는 질문들을 참지 못하고 적어 내려갔다.내가 어릴 때 나와 내 친구들이 쓰던 그 당시 보통의 독후감은 한 권을 읽고 하나의 ..
지금은 다른 동네에 살지만 Osnabrück에 살았을 때 날잡고 외식을 하고 싶다! 하면 가는 레스토랑이 Ratskeller였다. 처음에 엄마랑 동생이 여행오기 전 맛을 내가 감히 테스트하기 위해 오빠랑 사전답사를 갔다. 그때 슈니첼이랑 학센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슈니첼은 당시에 맛있다고 생각하고 와구와구 먹었으나 작년에 비엔나를 다녀온 이후 심지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런데 여전히 오스나뷔르크 Ratskelller 학센은 1위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Rathaus는 시청이라는 단어이고 Keller는 자하실, 지하창고 등의 뜻이다. 그래서 몇몇 도시의 시청 근처 또는 시청 지하에 Ratkeller 레스토랑이 있다. 내가 사는 Oldenburg에도 Leipzig에서도 볼 수 있었다. 매우 중요한..
비엔나 근처에서 열린 친구의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독일로 돌아가는 날. 역으로 가는 길에 구글맵을 따라 걷던 중에 우연히 카를성당을 지났다. 이 성당이 얼마나 유명한 관광지인지 어떤 요소로 유명해진 성당인지 모르고 지나게 되었다. 건축물에 관심없는 사람들의 눈길도 끌만한 외관의 성당이였지만 나는 그 앞 식재에 발길을 멈추었다. 하얗고 고풍적인 건물과 높은 명도, 낮은 채도의 식재 그리고 보들보들한 시각적인 질감을 가진 식재가 조화로웠다. 식재의 색과 형태는 부드러운, 깨끗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바닥의 깨끗한 밝은 회색과 베이지색의 그 사이로 보이는 보도블럭도 이 공간의 깨끗하고 낭만적인 느낌에 한 몫하고 있었다. "흐릿흐릿한 형태"라는 말이 존재하는지 이 형태를 더욱 정확히 묘사..
이 사진은 독일 Freiburg라는 도시에서 우연히 좁은 길가를 두고 양쪽 건물 입면들이 등나무의 보라색 꽃과 갈색 줄기로 꾸며져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열심히 (나를) 찍은 사진 중에 그나마 내가 안나오고 등나무가 나온 사진이다. 등나무의 화사한 외관은 누가봐도 아름다운 모습이라 관상용으로 주로 재배된다고 한다. 그치만 이렇게 예뻐도 다른 나무를 지지대로 타고 올라 못살게 굴기도 하는 덩쿨식물이라고 한다. 꼭 콘크리트 건물에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메달려있는 모습이다. 거꾸로 자라는 히아신스같기도 하다. 살면서 등나무의 저 꽃송이들을 의식적으로 만져보는 사람들이 있을까. 있다. 나다. 한 손으로 살짝 잡고 쓸어내려보았다. 꽤 추천한다. 되게 부드럽다. 어떤 식물원에서 좁은 길 지나가는데 우연히 등나무가 ..
산딸나무도 종류가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이 고운 색 잎을 가진 관목이 산딸나무 중에서 어떤 이름으로 분류되어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내가 사용하는 어플엔 Cornus kousa 'Satomi' 라고 나오고 독일어 이름으로는 Japanischer Blumen - Hartriegel 이라고 나온다. 층층나무과 식물들은 Hartriegel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 같고 Hart는 딱딱한, Riegel은 막대와 유사한 의미를 가지므로 딱딱한 막대라고 직역해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식 이름에 층층이 붙은 것과 비슷한 이유일 것 같다. 수평으로 층층이 뻗어 자라는 층층나무과들은 대체로 뚜렷한 외형덕인지 비슷한 의미의 이름을 가진 것 같다.가만히 생각해보니 식물의 진짜 이름이라는 것은 없는 것일 수도 있겠다. 너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