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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A] Cornus kousa 'Satomi', 산딸나무

Hayes Kim 2024. 9. 5. 00:20

Cornus kousa 'Satomi' (Kim, 2024)

산딸나무도 종류가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이 고운 색 잎을 가진 관목이 산딸나무 중에서 어떤 이름으로 분류되어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내가 사용하는 어플엔 Cornus kousa 'Satomi' 라고 나오고 독일어 이름으로는 Japanischer Blumen - Hartriegel 이라고 나온다. 층층나무과 식물들은 Hartriegel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 같고 Hart는 딱딱한, Riegel은 막대와 유사한 의미를 가지므로 딱딱한 막대라고 직역해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식 이름에 층층이 붙은 것과 비슷한 이유일 것 같다. 수평으로 층층이 뻗어 자라는 층층나무과들은 대체로 뚜렷한 외형덕인지 비슷한 의미의 이름을 가진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식물의 진짜 이름이라는 것은 없는 것일 수도 있겠다. 너도밤나무는 밤나무는 아니지만 밤나무와 비슷해서 너도 밤나무란다. 이렇게 인간들은 마음대로 이름을 붙였다. 학명도 어떤 식물에 관심많은 분류학자 한 명이 붙인 이름이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 식물에게 그 어떤 이름도 모두 다 정답이지 않나 싶다. 예쁜 꽃, 고운 꽃, 절 느낌 나는 꽃, 봉숭아물 들여진 것 같은 꽃 등 내가 붙인 이름들 중 하나도 정교하게 식별된 학문적 규칙이 없을 뿐이지 이 식물의 이름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나. 얘를 발견하고 내가 제일 반응이 컸으면 내 이름이 붙을 수도 있다. Cornus kousa 'Hayes' 이렇게.. 

뭔가 나도 유익한 정보를 주는 블로그로 운영하고 싶은 포부는 가득하나 항상 쓰다보면 딴 길로 돌아 돌아 결국 펄소리만 늘어놓게 된다. 그런 책이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제목과 도입부만 같은 주제고 점점 다른 길로 빠져서 결국 요상한 결말로 끝나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자연스럽게 빠지면 그것도 그 나름대로 매력을 줄 것 같다. 서프라이즈 북 같은 것이다. 동물에 대해서 말하는 척하곤 사람으로 끝나고, 심리학으로 시작해서 지리학으로 끝나는 여정. 흥미없었거나 흥미가 있는지도 몰랐던 분야에 대해 알게 되고 (그것도 매우 자연스럽게) 원하던 내용을 안다루니까 더 재미없지만 끝까지 읽어보며 끈기를 키울 수도 있다. 이 서프라이즈 북이 최재천 교수님이 언급하신 통섭을 "경험'하는 한 방법이 될 수도 있을까? 다양한 학문을 지 맘대로 넘나드는 책. 이 주제도 저 주제도 섞여 있지만 묘하게 일관성이 느껴지는 책. 뭔가 다른 색의 영역같으면서 같은 말을 하고 있는 책. 출판되어 서점에 책 종류가 분류되어야 하는데 어디에 진열해야되나 참으로 고민이 되는 책. 그런 책이 혹시 있으면 읽어보고 싶고 없으면 누가 하나 써봤으면 좋겠다. 내가 하긴 모험심이 아직 성장 중이여서 다른 용감한 사람이 나에게 그런 재미를 주었으면 좋겠다.  

Cornus kousa 'Satomi' (Kim,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