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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Hayes
독서의 시작 그리고 독후감 쓰기도 시작! 본문
독후감 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나는 원래 독서를 할 때 하이라이트만 주로 많이 하고 코멘트를 적지는 않았다. 정보에 대한 욕망인가 나는 내 생각에 집중하는 것 말고 다음 장, 다음 정보가 궁금해 장을 넘기기 급급했다. 읽은 책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다른 책의 같은 내용이 비교가 될 지경에 이르렀을 즈음 독서하는 나의 뇌에도 생각할 공간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며 진화생물학, 사회심리학, 지리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동시에 접하고 있는데 내 연구의 주제를 바탕으로 그 여러 학문들이 이어지는 어느 지점이 발견되면서 그 포인트에 나는 떠오르는 질문들을 참지 못하고 적어 내려갔다.
내가 어릴 때 나와 내 친구들이 쓰던 그 당시 보통의 독후감은 한 권을 읽고 하나의 글을 쓰는 형태였다. 그 방식 그대로 독후감을 쓰는 것은 짧게 말해 너무 재미없다. 한 권의 책엔 완전히 다른 내용들이 연결되어 이어져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내 말대로 독후감을 정의하자면 독서후에 떠오르는 생각, 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과 감정, 이 책의 어떤 내용 또는 어떤 문장에 대한 나의 생각, 이 책에서 표현된 문체 스타일에 대해 내가 느낀 감정을 쓰는 것이다. 예전에 독후감을 쓰는 것이 죽도록 싫었는데 그것을 똑같이 그 형태 그대로 쓰라면 (얼마나 싫은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이미 "쓰라면"이라는 단어를 골랐다.) 또 다시 안쓰는 결말을 맞이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내가 책을 보며 코멘트를 남겼던 것을 그냥 써내려 갈 것이다. 한 권에 하나의 글일 수도, 한 챕터의 두개의 글일 수도, 한 문장에 다섯개의 글일 수도 있다. 제한도 제약도 없다. 나는 나에게도 구속받고 싶지 않으니까!
난 고등학교 때까지 책 읽기는 사치요, 수 많은 수능특강 책들에 시달리느라 매우 바빴다. 변명이다. 수능 끝나고도 안봤다.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때이다. 공간에 관한 과제를 하면서 왜 이 공간은 이 모습으로 제공되어야 하며 어떤 사람들에게 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어떤 심미적인 모습을 고르는 것보다 왜? 도대체 왜? 라는 질문이 뇌를 장악했고 내 세상에서 나를 설득할 이유를 찾아야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간의 컨셉 설정에 합리적인, 타당한 논리로 무장하려고 했다. 결국 예쁜게 이기는 싸움에서 다른 무기를 장착한 것 같은 느낌도 종종 들었지만 이유없는 조형성은 전혀 내 이성과 감정, 그 무엇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논문들을 찾아 읽었다. 논문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이것이 내 독서의 시작이다. 안타깝게도 시작은 시작일 뿐.. 난 "읽기"를 시작은 했지만 지속했던 것은 아니다.
독서가 나에게 기쁨을 주고 휴식하는 여가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바로, 독일어에게 고달프게 시달린 후 생긴 한글에 대한 그리움이였다. 독일어와 영어로 전공서적을 읽고 정보를 취득해야 했고 내가 생각하는 바를 남의 언어로 잘 구성해서 잘 전달까지 해야했다. 난 다른 일을 하면서 무한도전을 집중해서 보진 않고 틀어놓기만 해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모국어는 자연스럽고 안정감을 준다. 그래서 한글 가득한 책을 자꾸만 집어 들게 된 것 같다. 남의 언어로 적힌 책들의 페이지들이 세월아 네월아 넘어가는 것에 지치고 짜증이 잔뜩 올라오면 한국어 책을 열고 쑤욱 내려 읽으며 체한 것이 내려라는 후련함도, 안전한 울타리에 있다는 안정감도 느꼈다. 한편으론 것봐. 난 바보가 아니야. 이렇게 잘 이해가 되는 걸? 이라는 생각이 들며 자기 위로도 한 것 같다. 쓰다보니 내 정서적인 성장길에 독서가 좋은 역할을 한 것 같다. 독서는 내가 죽어서도 다 알지 못하는 궁금한 세상에 끝없는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어서 좋고 내가 알게 모르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책을 통해 느끼는 것 같아서 또 기분이 좋다.
독서는 나에게 이상한 방법으로 찾아와서 완저히 새로운 일상을 준 것 처럼 독후감 쓰기에도 생각치도 못한 측면에서 우연한 즐거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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