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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면접에 관하여 - 학교 연구기관

Hayes Kim 2025. 3. 26. 02:27

지금은 일반 설계사무소들에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이 전엔 계속해서 학교 소속 연구기관에 지원했었다. 딱 한 곳을 제외하고 (작디 작은 연구보조 포지션) 다 낙방이라 나의 왈가왈부가 얼마나 신뢰도를 쌓을 수 있을까 싶어 특히나 객관적으로 써보려고 한다.  

1. 지원 서류에 오타 없애기 (1번은 일반 회사든 연구기관이든 다 중요하겠지만 연구기관에선 더 엄격히 보는 느낌)
일단 한국식인지 나의 식인지 모르겠다만 내 이력서와 포폴을 돌렸다. 그러다 보니 오타와 같은 실수도 잦았다. 그럼 영락없이 답장도 안왔다. 심지어 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교수님이 개인적으로 나에게 연락해 지원한 자리였고 추천서도 안받아도 된다고 지원만 하라고 한 자리가 있었다. 마음을 과도하게 편히 먹은 탓인가 Bewerbung als als xxx 라는 제목으로 보내버렸다. 한 달이 지나 두 달이 지나.. 다른 사람 뽑았다며 거절메일이 왔다. 면접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Sehr geehrte 그 다음 Frau를 생략하고 보내고 등등 복붙 지원에서 작은 실수가 종종 일어났고 광탈했다. 나와 같은 분야의 독일 친구들에게 들어보면 홍보용 전단지 뿌리 듯 돌리지 않고 집 근처 또는 살고 싶은 도시 근처를 일단 정한 뒤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하나 하나 지원하는 듯 보였다. 

2. 질의응답
일반 설계사무소 면접은 대화가 중요했다. 학교 소속 연구기관 면접들도 기본적으로 당연히 대화는 중요했지만 정해져 있고 준비된 질문들이 있는 듯했다. 이 팀에 너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나 관련 어떤 경험이 구체적으로 있는지와 같은 질문들을 했다. 어떤 파트의 어떤 질문을 어떤 면접관이 할 것인가도 정해져 있는 듯 했다. 그래서 대화보다는 질의응답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무리 중간중간에 농담이 섞여도 말이다. 그리고 사전에 공지가 주어진 후 직접 자료를 만들어 발표를 하기도 했다. 후보자도 준비를 해야하는 과제류는 즉흥적으로 시키기보다는 사전에 공지가 다 왔다. 영어로 50% 독일어 50% 로 면접이 진행 될 것이라는 공지도 미리 해줬다.  

3. 면접 분위기 = 면접 그 자체
학교 소속 연구기관에서 면접을 볼 때마다 인사팀 한 명이 같이 나와 앉아 있었다. 그리고 교수님이든 직원이든 면접관의 신분으로 앉아 있는 분들의 손엔 종이와 펜이 들려 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바쁘게 적는 손은 정말이지 긴장의 끝으로 끌고 갔다. 뿐만 아니라 인사팀을 포함한 면접관이 세 명 이하였던 적이 없어서 그런지 아이컨텍하기도 쉽지 않았다. 웃으며 말은 하지만 굉장히 공적인 친절함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나라는 사람보다 나라는 사람의 실제 자질과 능력을 선별하는 느낌이랄까. 압박면접은 아니지만 압박감이 상당한 질문들도 받았다.

4. 융통성 없는 계약서
현재 연구보조로 일하고 있는 학교 소속 기관 연구기관 같은 경우로 보면 계약서가 굉장히 복잡하고 융퉁성이 없다. 표준 연봉이 보통 각 주 별로 정해져 있어서 별도로 연봉 협상은 하지 않는다. 내 경험으론 Wisschenschaftliche Mitarbeiter*innen는 13그룹에 속하고 Mitarbeiter*innen, Hiwi는 11그룹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다. 어떤 포지션인지 상관없이 학사 또는 석사 학위증 소지 여부에 따라 정해진 기준에 따라 시급 또는 연봉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계약서를 꼭 언제까지 서명해서 어디에 내야 한다던지 또는 굳이 우편으로 보내서 직접 손으로 싸인하고 우편으로 도로 보내야 한다던지 등의 아날로그적 소통법들이 많이 남아 있다. 

5. 느린 결과 통보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해서 그런지 채용공고에도 지원기간을 명시해 놓는다. 1차 서류에서 통과 되었으면 1-2주 안에 연락이 왔던 것 같다. 그러나 서류 통과도 안되었거나 면접에서 떨어졌을 경우 모든 채용 절차가 끝난 후 대략 한 두달 뒤에 거절메일을 일괄적으로 보낸다. 급하게 채용을 해야 하는 경우엔 절차가 빠를 수 있다. 난 면접 후 빠르게 거절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일반 회사와 학교 소속 연구기관의 다른 분위기처럼 면접에서 받은 질문들도 다른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서 차차 포스팅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