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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테르미니역] 인생 첫 소매치기 사건 - 폴리스리포트와 여행자 보험 본문
2023년 2월의 어느 날. 엄마와 나와 동생은 로마를 여행 중이였다. 로마 사람들은 흥도 많고 친절했으며 음식도 너무 맛있고 예쁜 것도 한가득이였다. 심지어 날씨까지 완벽했다. 원래 우리는 소매치기에 굉장히 유의하며 다녔고 자물쇠로 가방을 칭칭 감고 다녔다. 그러나 로마의 완벽한 분위기에 경계가 풀어졌다. 전 날 가죽가방 가게에서 엄마는 예쁜 빨간 가방을 샀다. 엄마는 여행 내내 안전용 가방만 메고 다녔어서 사건의 당일 날 아침에 나랑 동생은 어제 산 빨간 가죽가방을 메라고 부추겼다. 그렇게 로마 여행 이틀째 아침 우리는 빨간 가방과 함께 근교 티볼리에 가기 위해 테르미니 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테르미니역의 소매치기 명성은 이미 유명하니 조심할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테르미니역으로 가고 있는 중*이였다. 가는 도중에 불닭볶음면을 파는 가게가 있어서 (매우 비쌌음) 현금을 다 탕진한 후 내 지갑을 엄마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집 근처 지하철 역으로 들어갔다. 그 역에서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탔다. 그래서 내 동생이 뭘 잡고 서있지를 못했다.그때 어떤 인도나 그 쪽 문화권의 사람처럼 보이는 내 또래의 왜소한 여자애가 자리를 비켜주며 이 쪽으로 오라고 했는데 그게 더 번거로워서 거절했다. 마음은 고마웠다. 그리고 다음 역에 한 절반 가량의 사람들이 내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어쨋든 그 여자애는 다시 한번 사람이 별로 없는데도 불구하고 또 본인 쪽으로 오라고 권했다. 두번 거절하기도 좀 그렇고 엄마랑 동생이랑도 붙어서 가려고 그 여자애가 권한 자리로 옮겼다. 그리곤 갑자기 나한테 구글맵을 보여주며 길을 물어봤다. 이 역으로 가려고 하는데 맞냐는 것이였다. 그 역은 반대방향이였다. 그 여자애와 내 중간엔 엄마가 끼어있기 때문에 거리가 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너무 선량한 마음으로 엄마를 깔아뭉개고 길을 *매우 친절히도* 알려줬다. 외국인의 타향살이가 어떤 줄 아니까 더 도와주고 싶었다. 그 여자애는 내리면서 "Thank you so much!"하고 내렸다.
그.런.데
그 여자애가 내리고 문이 닫히기도 전에.. 동생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엄마 가방이 원래 열려 있었어?"
... 그럴리가 있겠나.. 그 여자애는 내 지갑과 함께 내렸다.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다행히 그 지갑엔 한 10유로 정도와 내 귀여운 잔액의 카드들과 학생증, 비자카드, 도서관카드 등이 전부였다. 너도 이거 필요없을거잖아.. 아무튼 은행카드는 클릭 한번으로 잠글 수 있고 다른 것들은 차차 재발급 받으면 되는 것들이기에 사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놀라고 억울한 마음에 울음이 났다. 동생도 놀래서 같이 눈물 몇방울을 흘렸다. 그러고 있는 와중에 어떤 외국인 여자애가 또 주뼛주뼛 다가오더니 우리한테 !한국말로! "괜찮아요?" 하는 것이다! 눈은 울고 있지만 머리로는 신기해서 입은 웃고 있었다. 엄마는 그 와중에 웃으면서 그 애한테 다가가서 한국어 어디서 배웠냐며 잘한다고 엄지까지 보여줬다내가 지갑 도둑맞았다고 열심히 얘기해줬는데 그 애가 "미국이요?" 답함으로써 우리의 소통은 끝이 났지만 신기하고도 반가웠다. 경찰서에 갈 생각도 안하고 뭐 이런 일이 있냐 아주 나쁜 x이라며 당시의 핫 곡이였던 비비의 나쁜 년이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다녔다. 티볼리에 도착했을 때쯤 남자친구가 전화로 비자카드는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경찰서에 가라는 것이였다. 그렇게 우리는 테르미니역 경찰서가 아닌 티볼리의 작은 경찰서로 갔고 경찰서 안에서 연신 맘마미아를 들은 후에 폴리스 리포트를 받고 나왔다. 나중에 다른 블로그에서 본 정보인데 큰 역의 경찰서로 갈 경우엔 대기시간이 길어서 여행자들이 서류를 받아올 시간이 안되는 경우들도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다행히도 여행자 보험이 있었기 때문에 도난에 대한 손해를 청구할 수 있었다. 여행자 보험이 돈 아까울 수 있지만 이번 유럽 여행을 통틀어 매우 추천하는 바이다..
*폴리스 리포트 (Police Repport)
꼭 받으세요! 어떤 물품들이 언제 어디서 도난 또는 분실되었는지 최대한 자세히 적으시면 된답니다. 여행자 보험에 청구할 때 이 서류는 매우 필요해요!! 현금은 보상이 안되지만 물건류는 한도 내에서 가능했어요. 그리고 저는 도난으로 체크하고 작성했는데요. 그래서 비자카드나 다른 카드들을 재발급받을 때 이 서류를 같이 보여줬는데 원래 수수료있는 것들도 다 무료로 받았어요. 회사나 기관 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일단 시도해봐도 나쁠 건 없을 듯하네요!
*여행자 보험
저희처럼 2주에서 3주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을 여행하시거나 또는 걱정이 많으신 분들에게 무조건 추천해요! 여행엔 별의별일이 다 있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 불가능해요.. 저는 이번 여행에 여러모로 여행자보험의 덕을 톡톡히 보았는데요. 사실 다행인거지 덕을 본다고 마냥 좋은게 아닌 것이 여행자 보험 장점의 전제는 많은 사건 사고들이였답니다.. 하하! 소방차도 불러봤고 경찰서도 가봤고 비행기 취소까지 이 모든 일들은 차라리 여행자 보험들고 아무 일도 없어서 돈 날리는 것보다 더 별로랍니다. 배상이 됨에도 불구하고요^^
아무튼 우리는 "이탈리아 로마 경찰서 추억"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하고 여행을 마저 했다. 내 귀여운 잔액의 지갑이여서 그나마 다행이였고 다른 블로그의 소매치기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안타까웠다. 그 가해자들은 심지어 죄책감도 안느끼는 것 같은데 말이다. 남의 눈에 피눈물흘리게 한 저 돈으로 얼마나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여행 중에 현금을 다발로 들고 다니는 외국인 여행자들을 종종 보았다. 어떤 여행자 커플이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구매하는데 가방에서 휴지에 돌돌 싼 현금 다발을 꺼내서 계산했다. 다른 줄에서 기다리던 나도 그 다발들이 어떤 식으로 어떤 가방에 들어가는지 봤다. 뒷 주머니에 아이폰을 꽂고 다니는 젊은이들은 내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화가 나지만 이런 장면들은 보고 있으면 소매치기는 절대 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경계와 긴장은 여행에 스트레스를 주지만 내가 당해보니 차라리 과도한 긴장이 나은건가 의문도 들었다. 지하철 안에서 누가봐도 인형인 아기를 안고 재우는 척을 하며 돈을 구걸하는 사람을 보고 있자니 이 사람들은 변할 것 같지 않으니 차라리 내가 더 조심하는 편이 마음 편할 것 같았다. 피스.. 세상의 평화가 가득하길
그 날 우리의 플레이 리스트.. 비비의 나쁜 년 그리고 비비의 나쁜 년 또 비비의 나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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