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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면접에 관하여 - 일반 회사

Hayes Kim 2025. 3. 26. 01:49

이러저러한 이유로 내 예상과 내 희망과는 달리.. 회사에 지원하고 있다. 학생때도 종종 연구원 면접을 보았지만 자질부족과 자격미달인 것을 알고도 지원했던터라 매번 실패였다. 그렇게 상향지원만 하다가 이제는 일반 설계사무소에 지원을 해야만 하는 때가 왔다. 많은 지원과 면접을 경험했고 아직도 진행중이다. 오늘도 최종면접까지 갔던 회사에서 길게 아주 기일게 거절 메일을 받고 속상한 마음을 풀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있도록 글을 써내려가본다. 순전히 내 분야안에서의 내 경험 기반이다. 이건 설계사무소 면접경험에 관한 글이다. 학교나 연구기관 지원과 면접은 꽤 달랐던 점이 있어 다른 글에 별도로 쓰도록 하겠다.

1. 지원 서류에 오타 없애기
일단 한국식인지 나의 식인지 모르겠다만 내 이력서와 포폴을 돌렸다. 그러다 보니 오타와 같은 실수도 잦았다. 그럼 영락없이 답장도 안왔다. 심지어 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교수님이 개인적으로 나에게 연락해 지원한 자리였고 추천서도 안받아도 된다고 지원만 하라고 한 자리가 있었다. 마음을 과도하게 편히 먹은 탓인가 Bewerbung als als xxx 라는 제목으로 보내버렸다. 한 달이 지나 두 달이 지나.. 다른 사람 뽑았다며 거절메일이 왔다. 면접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Sehr geehrte 그 다음 Frau를 생략하고 보내고 등등 복붙 지원에서 작은 실수가 종종 일어났고 광탈했다. 나와 같은 분야의 독일 친구들에게 들어보면 홍보용 전단지 뿌리 듯 돌리지 않고 집 근처 또는 살고 싶은 도시 근처를 일단 정한 뒤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하나 하나 지원하는 듯 보였다. 

2. 면접에선 대화를 중심으로
내가 최종 면접까지 간 회사에서 두 번의 면접을 하면서 느낀 것이 홍보식 어필은 독이 된다는 것이다. 난 1차 면접에서 내가 포폴을 중심으로 만들어간 자료들로 발표할 계획이였다. 면접이 시작되고 내가 준비해온 것은 보여줘야 하는데 계속 이런 저런 대화만 하고 있었다. 본론으로 넘어가지 않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내가 피피티를 이제 보여주냐고 물어보았더니 안급하니 천천히 대화하자고 했다. 두번째 면접은 사무실에 초대되어 구경도 하고 회사 소개도 들었다. 그 날 내가 포폴을 발전시켜서 가져갔는데 대화를 이미 굉장히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내껄 보여주려고 하면 천천히 보자, 너에 대해서 더 알고싶다 등의 대답을 했다. 천천히 관계를 발전시키고 협업을 중시하는 회사일수록 이 사람이 이 팀에 잘 어울릴지 보기 위해 대화한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데 그 말이 굉장히 와닿았다. 이미 기차는 떠났지만..! 독일어로 말 하는 것도 모국어가 아니라 아직도 어색한데 독일인들의 독일어에서 언어의 타이밍을 이해하고 성급하지 않고 편안하게 필요한 말들을 주고 받기란 꽤 난이도가 어렵지만 노력을 좀 더 해야겠다. 오늘 말고 내일.

3. 면접 분위기는 웃음과 편안함
내 면접 경험과 다른 친구들의 경험담을 통틀어 일단 한국식 압박면접이란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모든 면접이 다 친근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평가받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난 분위기를 리드하는 성향이 아니라 그 분위기에 흘러간다. 그래서 늘 과긴장 상태로 시작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끝났다. 어떤 면접관은 마지막에 나에게 본인의 한국어 솜씨도 뽐냈다. 뽐내고 난 떨어뜨렸다. 하하하 하... 분위기에 속지말자! 

4. 회사의 긴 어필 시간
내가 가장 신기했던 부분이다. 면접을 하는 건 나의 pr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경험한 면접들에서는 회사가 자신들의 회사를 어필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처음엔 이게 뭐지, 왜 나한테 설명을 다 하지? 왜 이렇게 나한테 피티를 길게 하지? 왜 이렇게 자세하게 말해주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면접은 피티까지 준비해서 나한테 발표했다. 너도 발표.. 나도 발표.. 회사가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하려고 본인들의 회사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장점들을 어필하는 것이고 후보자들도 회사를 고를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초반엔 아무데나 괜찮고 독일식 문화에 적응을 못해서 그냥 아 그러세요? 좋겠네요! 라는 순수한 표정으로 듣고만 있었다. 나와 내 주변 외국인 친구들의 사례를 보면 원하는 회사를 골라서 가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하진 않았지만..  즉, 독일 회사들이 본인들의 프로젝트나 연구들을 길게 설명하고 꼭 내가 와줬으면 좋겠는 것처럼 장점들을 나열해도 속지말자!  

5. 계약서 쓰기 전까지 의심 또 의심
이건 Werkstudent로 지원할 당시에 벌어진 일이였다. Osnabrück이라는 도시에 위치한 Greenbox라는 조경설계사무소이다. 면접을 보고 2주 뒤에 결과 알려준다고 해놓고 거의 한 달이 다 지나가는 동안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합격 이메일이 와서 위로가 조금이나마 될 뻔 했다. 그런데 출근 날짜를 안알려주는 것이다. 그렇게 또 한 달이 지났다. 일이 별로 없어서 아직 내가 시작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럼 왜 뽑았는지 의문이 들었고 이런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도 않았다. 언제 연락오나 보기나 하려고 기다리겠다고 답한 뒤 난 다른 회사로 들어갔다. 2년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Greenbox는 독일 전역에 여러 지점이 있다. 어떤 지점이든 절대 쳐다도 안본다. 합격 이메일이 와도 계약서에 쌍방 서명하기 전까지는 절대 안심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면접에서 받았던 질문들은 별도로 포스팅할 것이다. 오늘말고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