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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Oldenburg] 비자 사진 찍으러간 독일 사진관 후기 (참고로 난 성공)

Hayes Kim 2024. 10. 11. 05:38

독일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으면 본인의 본연의 얼굴을 매우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는 괴담을 나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대략 5년이 넘어가는 독일 생활 중 단 한번도 사진관에 가본 적이 없고 한국에서 잘 나온 증명사진으로 여지껏 연명하고 있었다. 빠르게 지나는 시간의 질서를 나 역시 거스르지 못했고 슬슬 5년 전 한국에서의 내 얼굴과 지금의 내 얼굴이 달라졌다. 비자연장 건으로 사진이 필요했는데 아뿔싸 증명사진이 다 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얼굴도 달라진 김에 회사 근처에 위치한 사진관을 예약했다. 이 사진관은 대도시에 위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외관이 모던했고 저 먼 옛날 사진관 같아 보이진 않았다. PicturePeople 이라는 이름도 꽤 기대를 걸어볼 만하게 했다. 어떤 사진을 얼마나 많이 뽑는지, 디지털로 받을 것인지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니 자세한 가격은 웹사이트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결과는 두둥.. 매우 성공적이였다. 이제 독일 사진관의 괴담도 옛 말인 것 같다 (우연히 내가 들른 사진관이 특이 케이스였다는 것을 배제할 순 없지만!). 직원분들의 연령대로 나와 비슷해보였다. 이 사진관에서 요즘 개개인의 눈동자를 자세히 찍어서 예술작품처럼 만들어주는 작업을 밀고 있는 것인지 내내 그 눈동자 사진들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관심은 없었지만 본인이 찍은 눈동자 사진과 그것을 꾸민 컨셉에 대해 자부심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그래도 안할래요.. 위 사진을 잘 보면 왼쪽 쇼윈도에 전시된 사진이 눈동사 사진들이다.

사진을 찍고 그 자리에서 무려 포토샵까지 해줬다. 나랑 같이 보면서 사진도 고르고 수정도 한다. 워낙 사진이 마음에 들었어서 피부보정만 받았다. 사진은 금방 완성이 되고 바로 뽑아서 준다. 포토샵을 해줄 것이라곤 상상도 안했는데 (아 정확히 말하면 라이트룸을 사용하셨다.) 얼굴까지 마우스로 만져주니 만족감이 아주 쑥쑥 높아졌다. 난 이상하게 나올 것을 이미 사전에 대비를 하고 갔다. 얼굴이 바뀔 순 없으니 마음이라도 행복하게 찍자는 마음가짐으로 최대한의 행복을 유지하며 사진 찍힘을 달하는 것이 내 전략이였는데.. 허허..  

아무튼 결론은 독일 사진관에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조그만 도시에도 우리나라 젊은 사진관 같은 것이 있는데 대도시에는 아마 이젠 더 많을 것이다. 뒤셀도르프에는 포토이즘 인생네컷 기계도 있더란다. 내 독일친구가 그 곳에서 사진을 찍고 나한테 보여줬다. 어마어마하게 신기했다. 포토이즘을 여기서 다 보다니. 세상은 사실 빠르게 변하고 문화는 빠르게 번지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사실 우리가 여지껏 남들의 옛날 경험들이 전해져 오늘 날의 괴담이 된 것을 계속 믿고 있던 것이 아닐까? 그런게 더 있진 않을까? 이젠 그냥 내 시대에, 내 시간안에 생기는 사건들은 도전해보고 알아내야겠다. 괴담인지 사실인지.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야 재미추구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