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Hayes

[Austria : Vienna] 자연 위에 누울 수 있는 침대 Liegewiese 본문

# Landscape/International

[Austria : Vienna] 자연 위에 누울 수 있는 침대 Liegewiese

Hayes Kim 2023. 12. 1. 05:51

Liegewiese (Hayes, 2023)

오스트리아 비엔나 Museumsquatier의 안마당은 창의적인 프로젝트의 장이다. 비엔나의 심볼이 되는 유명한 프로젝트부터 감탄을 자아내는 참신한 프로젝트 그리고 의도를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것들까지 다양했다. 이 시설물도 그 중 하나였다. 벤치인가 해먹인가 그물인가 침대인가 정확히 뭐라고 정의되야하는진 모르겠지만 공공시설로써 쓰이는 벤치와 공공성이라는 동일한 특징을 갖는다. 

Liegewiese (Hayes, 2023)

Liegewiese가 이것의 이름이다. Liege는 눕다라는 동사인 Liegen에서 왔고 Wiese는 들판, 초원등의 단어이다. 그럼 "누울 수 있는 들판"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다. 

Liegewiese (Hayes, 2023)

위의 사진처럼 그물에 누울 수 있다. 마치 해먹같기도 하다. 이 시설의 꽃은 바닥에 식재된 각종 식물들이다. 누우면 등 밑으로 자연이 있다. 잔디밭이나 식생구역에서 자연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사람들이 눕는 방법을 선택하진 않을 것이다. 앉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는데 주로 돗자리 위나 벤치 위 일 것이다. 이 시설은 누우면 구멍 사이로 만지거나 냄새를 맡을 수도 있는 근접한 거리에 식물들이 있다. 

잔디밭에 앉았다가 일어나서 앉았던 자리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잔디와 작은 야생화들이 짓눌린다. 자연의 회복력은 어마어마하다고 하지만 오래 짓눌린 식물들의 상태를 보면 영영 떠난 것이 확실하다. 이 시설은 이렇게 육중한 엉덩이들에 깔릴 위험도 방지해준다. 여러모로 자연친화성을 갖춘 시설이다. 

Liegewiese (Hayes, 2023)

난 이것의 이름을 "자연위에 누울 수 있는 침대"라고 표현하고 싶다 (사실 누울 수 있는 "공공"침대라고 할까 고민하다 어감이 뭔가 별로였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그물 위에 누워 햇빛을 만끽했고 한 아기는 그물 밑 식물들은 유심히 보았다. 그물도 뜯으려고 했... 아무튼 이 시설물은 이 곳에서 지금은 시도해보는 단계에 있는 것이겠지만 상용화되어서 일상 속에 들어온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 같다. 특히 야외에서 눕고 싶은 사람, 자연 위에서 잠들어보고 싶은 사람, 근데 옷은 안더러워지고 싶은 사람, 눕고는 싶지만 자연을 보호하고 싶은 사람, 그물을 뜯고 싶은 아이들에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