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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독일 정원 Schrebergarten(슈레버가튼) - 내가 조경을 택한 이유 본문
[Germany] 독일 정원 Schrebergarten(슈레버가튼) - 내가 조경을 택한 이유
Hayes Kim 2023. 11. 15. 05:36
독일 유학의 첫 1년은 Essen이라는 도시에서 머물렀다. 우리 집 앞에는 Schrebergarten (또는 Kleingarten) 이라는 정원이 있었다. 이 종류의 정원들은 지자체에서 주민들에게 일정 면적을 대여해주는 것이다. 주민들은 금액을 지불한다. 이 Schrebergärten은 독일의 마을에서 더욱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기차를 타서 창문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이 정원의 장면들이 빈번하게 펼쳐질 것 이다. 어느 기사에서 읽은 바로는 특히 큰도시들에서 수요가 매우 높으며 대기자 수도 엄청나다고 한다. 이것은 특히 오늘날 도시의 삶엔 자연, 소통, 휴식이 있는 이런 공간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같다. 이 정원은 보통 격자무늬로 나뉘어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고 각 사각형의 공간마다 작은 집이 놓여있다. 유럽권의 나라들은 정원에서의 삶을 일상적이고도 매우 중요하다 여긴다. 유럽권의 정원의 역사와 문화는 오래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그들에게 정원이라는 공간이 어떤 의미로 자리잡고 있는지는 이 정원들이 있는 길을 조금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같은 땅 위에 공간만 나뉘어졌을 뿐인데 그 곳은 개성이 가득했다. 각 정원마다 식재들은 각기 다른 배치룰 하고 있고 취향에 따라 나무부터 관목, 꽃 등이 다양한 종류들로 심어졌으며 그 공간에 하나도 덩일한게 없는 다양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그 곳을 거닐다보면 그 공간의 주인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의 국기가 꽂혀있으면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졌겠구나 하고 유독 꽃들이 많이 심어져 있으면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한다. 그리고 트램펄린이나 그네 혹은 나무집이 있으면 아이나 손주가 있는 집이구나하고 큰 탁자와 많은 의자들이 있으면 구성원의 수가 많거나 손님을 많이 초대하는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이겠구나한다. 귀여운 난쟁이 조각들을 포함해 온갖 귀여운 소품들이 많이 놓여져있는 것을 보면 귀여운 캐릭터나 동화를 좋아하겠거니 추측해본다. 그리고 우리 엄마도 정원이 있다면 저런 모습이겠거니 생각해본다. 어떤 정원은 식물로 뒤덮혀 꼭 관리를 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야생적인 스타일인 경우가 있다. 그럼 자연의 야생적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한다.
우리 집 앞에 있는 Schrebergarten은 각 사각형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그안의 사람들은 매우 바쁘다. 같이 고기를 구워먹고 혼자서 책을 읽고 온 가족이 다같이 새로운 종자도 심어야하고 가지도 쳐줘야한다. 어린 아이들은 살짝 어른들은 도와도 줘야하고 그네도 타야하며 잠깐 넘어져서 울다 다시 뛰어도 다녀야 한다. 창 밖에서 어린 아이들이 웃는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정원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어느 논문에서는 사회적 분열현상에 해결법 중 하나는 이 정원이라고 한다. 토양의 성질은 지역별로 지형별로 특성이 매우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각 도시 또는 각 마을 마다 달라진다. 그래서 자생식물이라던지 그 토양에 알맞는 식재들이 다르다. 즉 이 정원들의 사람들은 그들의 공통점을 갖게 되는 셈이다. 우리 땅에는 이런게 잘 자라더라, 이 꽃은 우리 땅에선 이렇게 관리해줘야 살아남더라, 여기는 이런 벌레가 많아서 어떤 약품을 꼭 사둬야한다 등 그 정원의 사람들만 공유할 수 있는 공통점은 소통과 소속감으로 이어진다. 이 논문이 제기한 해결법을 나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으로 생각한다. 벽으로 나뉜 공간이 아니라 담장 하나로 나뉘어있는 이 정원은 즉 이웃 간 "벽"에서 "담장"으로 경계가 낮춰진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정원은 다양한 장점들이 있지만 이 연구에서 말한 사회적 분열현상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개인주의로 인한 외로움과 야외활동 시간 부족 나아가 자연학습에도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물론 다른 영감들도 있었지만 이 정원과 정원의 사람들을 보았던 것이 내가 조경과로 결정하게 된 이유였던 것 같다. 한국 도시에 빽빽한 고층 아파트들 속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나에게 신기하고 충격적인 장면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삶을 불평해본적도 없고 한국에 방문할때면 이게 사는거지 하기도 한다. 그래도 독일인들 특히 이 정원에서의 시간이 일상인 이 사람들의 삶을 보니 한국의 바쁘디 바쁜 오늘날의 사람들이 떠올랐고 내가 할 수만 있다면 내 가족 친구들은 포함한 한국의 모든 바쁜 사람들에게 이런 삶의 시간들을 선물처럼 잠깐이나마 주고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그런 공원과 정원을 선물할 수 있는 학문인 조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난 지금 조경을 공부하고 있고 Werkstudentin(근로학생)으로 조경설계사무소에서 일하며 사람들에게 공간과 삶을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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