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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Hayes
독일 | 식물학 교수님과 함께한 도심 속 야생화산책 본문
오늘 우리 학교가 있는 Osnabrück 에서 조경과에서 특히 식물학 분야를 담당하시는 교수님이 한시간 반정도 함께 야생화를 관찰하는 투어를 열었다. 투어의 이름은 Netter Heide 야생화산책! Osnabrück의 Osna를 따와서 natürlich 즉, 자연적인 또는 자연친화적인이라는 형용사를 붙여 OSNAtürlich 라고 적혀 있다. 귀엽다.

도착했는데 이렇게 입구부터 귀엽게 나 오늘 행사해요 하고 있었다. 독일의 행사에서 길가에 이렇게 이 분필로 적는 방법이 되게 흔하게 사용되는 것 같다. 엄청 자주 볼 수 있고 우리 과에서 행사를 열 때도 시에서 허가를 받고 정해진 구역에 이렇게 분필로 행사안내를 하기도 했다.
아무튼 저 내용을 전체를 다 직역해보면 -
오늘,
#잡초보기
OSNAtürlich
우리 함께 야생화를 즐겨요! (직역은 아니고 대충 런 의미이다. Feiern은 축하하다, 행사나 파티를 연다의 느낌을 가진 동사이다)

이 행사는 우리 집 앞, 기차역에, 회사 건물 앞에 어나있는 야생화들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교수님이 Netter Heide라는 장소를 함께 돌며 야생화에 대해 공부한다. KAFF라는 문화센터와 협업해 Krautschau 라는 프로젝트안에서 진행된 투어로 Kraut는 잡초, 풀 등의 의미를 가졌고 schau는 전시, 봄 등이라는 말로 "잡초보기"로 해석되는게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우선, 도심 속 피어있는 야생화가 주제인 만큼 바닥을 들여다 보고 흥미로운 야생화를 찾은 다음 분필로 바닥에 동그라미를 치고 이름을 적게 했다. 이름을 모르면 (모를 수 밖에 없다.) 앱을 통해 찾을 수 있다. 다들 바닥에 붙어서 이렇게 일상 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보도블럭 사이사이의 야생화들에 가까이 다가갔다.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보고 이름도 적어주었다.

커피, 와플, 음료도 간이매점에서 팔고 다음의 사진처럼 도처에 우리가 평소에 지나쳤지만 자주 볼 수 있는 식물들의 잎들이 다양하게 놓여있고 그림도 그리고 이것 저것 실험할 수 있게 조성해놓았다.

이어서 교수님과 함께 하는 산책이 이루어졌다. 그 곳은 Sandmagerrasen 즉, 건조 야생초지인 Netter Heide (네터 하이데) 라는 곳이다. 장소를 조금씩 옮겨가며 그 곳에서 전형적인 또는 흥미로운 야생화들에 대해 설명해주셨고 이 장소 사용의 역사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예를들면 석회질 토양에서 자라야 하는 야생화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는 1900년대에 건물들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석회질인 건축자재들이 섞여 들어가 토양에 영향을 준 결과라고 한다.

Netter Heide는 오늘날 대형 회사들을 몇개 끼고 있다. Netter Heide에 위치한 대형 회사들의 외부공간들은 일부러 야생화 성장과 빗물저장을 위해 따로 조성된 녹지부분이 있다.

신기한 하나의 사실은 빼곡하게 녹색 풀로 채우는 것보다 다음의 사진처럼 이렇게 중간 중간 건조한 빈 땅을 제공하는 것은 벌레나 야생별들에게 굉장히 큰 이점을 준다는 것이다.

Sponge city 컨셉에 맞게 이렇게 다음 사진처럼 빗물받이용 침투저류지가 있고 그 길을 따라 야생식물들이 나있다.

그래도 오스나에 살 때 종종 지나다니던 길인데도 불구하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야생화들이 이렇게 잔뜩 나있는지도 몰랐다. 이 Netter Heide 구역 뿐만 아니라 그냥 도시의 포장도로같이 의식적으로 식물을 보게 되지 않는 곳에서 의식적으로 야생화들을 보며 걸어보니 또 새로운 시각적 레이어를 장착한 듯 했다.

이렇게 평소에는 장소성을 가지지 않은 곳들에 서서 가리키며 이름을 알게 되니 또 다른 장소로 인지되는 경험이 새삼 신기하기도 했다.

야생화들의 이름을 알려주고 사람들이 열심히 들여다 보니까 내 발이 혹시 야생화들을 밟을까봐 조심하게 되었는데 작디 작은 야생화들조차 밟지 않으려면 걸을 수 있는 길이 매우 제한적이였다.
사람들의 이런 조심스러운 행동변화를 눈치챈 것인지 교수님이 한 말씀하셨다. 녹지에는 다양하게 위험등급이 정해져있고 의도적으로 보호되거나 경관조성되어 있는 곳 말고는 보호등급이나 위험등급이 낮아서 환경적 스트레스 내성식물들이 피어있는 일반 녹지같은 경우 (당연히 일반도로도) 너무 그렇게 과하게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야생화들이기 때문이다. 막 대하라는 것이 아니라 식물을 전혀 밟지 않는등 과한 조심성을 말하는 것이다.


산책을 하다가 이렇게 또 분필로 표시를 해주고 이름을 우리보고 적게 하셨다. 이름을 독일어로도, 라틴어 학명으로도 열심히 말씀해주셨는데 이미 알던 단 몇가지와 사진으로 찍어놓은 것 빼고는 다 까먹었다.
설명해주신 야생화들을 몇개 찍어보았다. 다음의 사진은 잎이 반투명이라 신기해서 찍었다. 야생화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번식하기 위해 조금만 건들여도 씨가 퍼졌다. 그리고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휙 날라가 버렸다. 계속 날라가서 한 세번은 찍은 것 같다.

다음의 자갈사이에서도 바닥에 붙어 아주 잘 자라는 노란 야생화이다. 얇게 바닥에 아주 딱 붙어 있어서 사람들이 신발로 밟아도 아무런 피해도 받지 않을 것 같은 정도였다. 신발 사이 틈으로 살아남을 만큼 얇게 붙어있다.

난 얘가 가장 맘에 들었다. 교수님이 얘는 지금 만개한거라고 웃으면서 설명해주시고 설명을 위해 조금 뜯어주셨는데 너무 작고 귀여운 느낌이였다. 너.. 이게 다 핀거라니! 이런 열약한 곳에서 열심히도 피었는데 이 쪼꼬미가 다라니!


우연히 알게 된 행사인데 원래 식물을 공부해보고 싶었던지라 너무 재미있었다. 알게 되는 만큼 깊어지는 인지와 경험의 질은 나를 몇번이고 또 하고 또 이런 행사들에 참여하게 만든다. 이제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더 풍부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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