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포츠담 | 포츠담회담이 열린 체칠리엔호프 궁 (Schloss Cecilienhof)

포츠담은 베를린의 근교 도시이다. 포츠담에서 가장 인기있는 명소는 아마 상수시궁전일 것이다. 한국에서 드라마 눈물의 여왕으로 더 인기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유명한 장소가 있다. 바로 포츠담회담이 열린 체칠리엔호프 궁이다. 이 궁은 Neuer Garten이라는 공원안에 있다. Neuer Garten은 Heiliger See를 둘러싼 공원으로 이름을 직역하면 "새로운 정원"이다. Heiliger See는 "신성한 호수"이다. 신성한 호수를 둘러싼 새로운 정원이라...

Neuer Garten (2025, Kim)

공원의 모습이다. 매우 평화롭고 광활한 느낌을 준다. 여담이지만 날씨가 매우 화창해보이지만 앉아서 도시락 한번 먹으려고 잠깐 벤치에 내려놓은 순간, 이 놈의 날씨가 식기가 다 날려버렸다. 나무 칼 하나 겨우 건져서 칼로 샐러드를 퍼먹었다.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옆머리가 계속 입을 쳐서 노래도 안듣는데 헤드폰으로 모자와 머리를 고정하고 샐러드를 먹었다. 

Potsdamer Konferenz 포츠담회담 (2025, Kim)

포츠담회담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말기에 전후 세계질서와독일의 처리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열린 회담이다. 오늘날까지 "빅3"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그 유명한 조지프 스탈린 (소비에트), 해리 트루먼 (미국) 그리고 원스턴 처칠 (영국)이 모인 곳이기도 하다.  

Potsdamer Konferenz 포츠담회담 (2025, Kim)

위 사진 왼쪽으로 아래에서 두번째 남성 셋이 앉아 있는 사진이 빅3의 모습이다. 안타깝게도 이 궁은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무슨 이유로 개장을 안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2025년 4월 방문시 문은 닫혀있었다. 내부는 아쉽지만 지도 옆 작은 사진들을 보는 것으로만 만족했다.

Potsdamer Konferenz 포츠담회담 (2025, Kim)

한바퀴 둘러보았다. 뒷뜰은 빅3가 잊힐 정도로 아기자기했다. 봄이와서 꽃이 피어 그런가. 내 옆에 중년의 여성분도 계셨는데 그 분께도 예뻤는지 둘이 돌아가며 사진을 찍었다. 포츠담회담이라는 역사성이 이 공간의 정체성을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애시당초 이 궁은 왕족의 여름궁전이였으며 당시에도 풍경이 아름답기도 유명했다고 한다. 

Potsdamer Konferenz 포츠담회담 (2025, Kim)

짜란! 이렇게 보니 더 예쁘다. 이 뒷뜰 정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어쩌구 하고 요즘 정치적 상황도 안좋고 하니 (좋은 적 없었지만) 들어가는 문이 있는데도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인지인 것인지 나도 들어가면 안되는 줄 알았다. 저 안쪽 깊은 곳에 있는 뜰에 너무 들어가 보고 싶었다. 포츠담회담의 장소가 왜 하필 이 곳이였는지 배경지식을 조사하기 전에 방문한 터라 혹시 전쟁의 잔혹함을 상쇄시키자는 의미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심미적인 장소를 택한 것인가 의문을 품고 있을 때 였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발동해 안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Potsdamer Konferenz 포츠담회담 (2025, Kim)

일단 들어와봤다. 내 목표는 더 안쪽에 위치한 뜰이다. 내가 들어오니 중년의 여성분도 뒤따라 들어오셨다. 

Potsdamer Konferenz 포츠담회담 (2025, Kim)

안타깝게도 못들어가게 막아두었다. 그래도 들어가지 않고도 내 두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빅3도 이 곳에서 잠시 머물렀을까? 회담은 7월 17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렸다는데 여름 더위를 이 곳에서 만끽하진 않았을까?

Potsdamer Konferenz 포츠담회담 (2025, Kim)

이 작은 공간은 궁의 왼쪽 뒷편에 있다. 사슴동상이 예뻐서 벤치에 앉아 구경했다고 말하고 싶은데 너무 졸리고 햇살이 뜨거워서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더니 앞에 사슴이 있었다. 빗물받이 기능이 있는 식생배수로로 유추해 볼만한 경사와 크기를 가진 녹색지대위에 사슴이 있었다. 맑지 않은 정신으로 비가 오면 사슴이 물 속에 발 담구고 있는 것 같겠다 생각했다. 한 10분 지났을까 다른 나라 청소년들이 단체관람을 온 것 같은데 사진 기준 오른쪽 나보다 살짝 한 층 낮은 곳에서 내 쪽을 향해 보고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해 주시고 있었다. 아닌 것을 알지만 포츠담회담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는데 왠 동양인 조그미 여자애 하나를 놓고 설명하는 웃긴 상황이 되는 것 같아 쪼로록 도망갔다. 

웹사이트 주소는 아래에 있다. 개장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제공하니 편한 언어를 고르시면 된다!

https://www.spsg.de/schloesser-gaerten/objekt/schloss-cecilienhof

Schloss Cecilienh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