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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행복의 기원,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 서은국 / part 1 본문
나는 행복감을 느끼면 눈을 감고 느낀다. 습관이다. 어차피 내일이 오면 사라질 기분이고 또 다른 고통이 기다린다. 독일에 유학온다고 마냥 설렜지만 와서 내내 울었고 학교에 합격하고 세상을 다 가졌다 생각했는데 입학하고 세상을 다 잃었다. 회사에 취직하고 짜릿했는데 1년 반이 지난 이후 이직을 준비한다. 내 인생은 늘 그랬다. 나의 눈감고 행복감을 흡수하는 습관은 내 과거를 돌이켜보면 난 이미 이 책에서 언급된 "행복의 짧은 지속성"을 느꼈기 때문에 생긴 버릇같다. 이유없이 기분이 너무 좋거나 이유가 있어 하늘을 찌를 듯 텐션이 올라오면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쉰다. 언제 또 이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언젠간 또 느끼겠지만 오래 걸릴 수도 있다. 특히 행복감을 느낄 때 냅다 침대에 눕는 것이 제일 좋다. 내가 행복을 흡수하는데 몸이 방해하지 않도록 온 힘을 풀어버린다. 한번 이 맛에 들리더라도 마약처럼 중독성은 없다. 내일이면 또 다른 상상해본 적도 없던 일이 어차피 기다린다. 그러나 행복감을 주는 사건 외의 나머지 일상들에서 발생하는 (예를들면 인내와 참을성을 요구하는) 일들에 버틸 힘이 생긴다. 회복탄력성이 좋아지는 것만 같다. 나의 개인적인 느낌을 나는 철학적이거나 과학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할 재간은 없지만 어쨋거나 나는 이렇게 좋았다가 안좋았다가 하며 잘 살아간다.
한국에 사는 다수의 사람들이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이유는 나와 비슷할 것 같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행복이 뭐길래 다들 이렇게 열심히나 돈을 벌까? 왜 우리나라 책 베스트셀러들은 마음을 돌보는 책들 아니면 (행복을 위한 돈을 벌기 위한 지식을 쌓기 위한) 압축된 지식전달 책들일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벌고 밤엔 행복을 찾기 위해 마음돌봄 책을 읽는데 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만 갈까? 나도 행복을 찾았던 한 사람이였고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래. 행복이 뭔데 이렇게 사람들을 괴롭히냐고. 제발 돈과 성적과 행복은 관련이 없다고 말해달라고.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 산다는 흔한 인문학 스토리는 나에게는 과학적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다. 그래서 행복(감정)은 삶의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고 생각을 뒤집어 보았다. 진화심리학의 영감으로 보게 된 이 새 행복의 모습은 과학적으로 단단했다 - 행복의 기원, 서은국"
내가 하이라이트한 이 책의 첫문장이다. 행복이 삶의 목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니. 나도 다수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느린 마음돌보기 방법들로 행복을 찾으려 했다. 명상이 그렇게 도움이 된다고 하여 눈을 감고 행복을 찾으려 했는데 어지러워서 못찾았다. 왜 이렇게 나는 말이 딴 곳으로 샐까. 행복은 본질적으로 생각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을 고쳐먹기 따위의 행복찾기 책들의 조언들은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한다. 어쩐지 나도 '쪽지에 매일 작은 것 일지라도 감사한 일 적기' 에 실패했다. 아무튼 그러던 나에게 어쩐지 점점 행복이 생존의 수단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리기 시작했다. 요즘에 읽고 있는 책들이 진화론적 관점인 것들이 대부분이라 이 영향이 매우 크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특히 Wilson의 Consilience라는 책을 함께 읽고 있는 중인데 그 책에 철학은 과학으로 해결되지 않은 아직 미해결 상태의 인지적 현상이라는 말에 열심히 끄덕이며 공감을 한 적이 있다. 고대사는 내 개인적인 관심사여서 고대이집트의 태양신의 신화에 대해 읽어 본 적이 있다. 태양신은 낮에 세상에 계시고 밤에는 세계의 질서를 잡으러 사찰을 나가신다. 이 이야기에서 나는 처음으로 신화가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들을 인간들이 어떻게든 알아내 세상의 질서를 잡아보려는 노력이라 생각했다. 해가 뜨고 지는 현상을 오늘날에 과학자들이 지구와 태양과 달의 움직임으로 멋지게 설명할 것이지만 과학이 없던 시절엔 태양신의 사찰이 가장 그럴듯한 질서였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월든,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위어드 등의 책들을 몰려오는 귀한 잠을 참으며 읽어 내려가니 종교도 결혼도 음식도 결국 신의 뜻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것이라는 근거들이 내 머리속을 점점 채우면서 내가 무언가 힘들 때 도대체 이해되지 않던 세상을 이해해보려 집어들었던 철학책에서 조언하는 말들, 정의하는 행복들의 설득력이 조금씩 떨어져 나갔다.
"이 책은 흥미나 과장된 희망보다 행복의 적나라한, 사실적인 측면에 더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쓰게 되었다- 행복의 기원, 서은국"
적나라한 사실이 행복의 본질을 깨닫게 하고 결론은 생존임을 깨닫는다면 이 진실이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겠다. 아니 행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행복이 인생의 목표임에사 벗어나게 할 수 있겠다. 우리는 행복을 쫒고 행복은 생존을 쫒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2024.11.09 - [# Book Report] - [독후감] 행복의 기원,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 서은국 /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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