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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간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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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꽃과 소금의 도시, 뤼네부르크 (Lüneburg) 나들이 겸 함부르크의 예쁜 근교 중 하나로 알려진 'Lüneburg'을 방문했다. 뤼네부르크 중심지에 들어서자마자 예쁜 도시의 명성울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예쁘다. 강변을 끼고 펼쳐진 레고 같은 건물들은 어디에서나 예쁘다. Lüneburg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꽃'이다. 건물 사이 공간과 인접한 보행로에 의도적으로 작은 화단을 배치해 직립으로 성장하는 초화류를 식재해 놓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꽃이 자라 그 작은 화단을 차지하니 보도 위에 화단이 있다기보단 길 위에 꽃들이 그냥 피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중 접시꽃을 정말 많이 심어놓았다. 잎이 넓적하고 수직으로 자라 Altstadt (구도시)의 조밀한 벽돌과 시각적으로 되게 조화로웠다. 물론 접시꽃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들의 다른 ..
독일 | 올덴부르크 식물원 (미로정원과 원앙) 독일의 대부분의 도시들은 각자의 식물원을 운영한다. 주로 'Botanischer Garte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입장료는 없다. 크지 않은 도시일지라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식물원을 운영하고 어디에 사는 시민이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도시마다 식물원의 모습도 다르고 운영방식도 다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전에 살던 집도, 지금 사는 집도 식물원 인근에 위치했다. 그래서 산책 겸 올덴부르크의 식물원을 종종 가곤 한다. 꽤 자주 갔는데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발견된다. 이번에 발견한 것은 바로 Irrgarten, 번역하면 미로정원이다. 'Irren' 동사는 '헤매다, 착각하다' 등의 의미를 가지고 'Garten'은 '정원'이다. 우리나라에선 '미로정원'의 개념과 가깝다. 독일에서는 미..
오스트리아 비엔나 | 목줄 없이 놀 수 있는 강아지공원 비엔나 도시안에 중앙역 뒤쪽으로 걸어가면 주거단지와 큰 공원이 나온다. 공원의 규모가 상당히 컸고 나도 마침 시간이 남아 천천히 걸어다니다 우연히 강아지공원을 발견했다. 이 공원에서도 이 장소를 '공원'이라 이름 붙였지만, 사실 조그마한 야외놀이터 느낌이다. 나무, 바위, 잔디, 흙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편의시설로는 주인들이 앉을 벤치와 쓰레기통만 있다. 사실 강아지들에게 인간들의 철강 놀이기구와 우레탄 바닥재보다는 자연요소들이 훨씬 흥미를 유발할 것이다. 반려견파크라는 장소도 인간이 설계하는 것이지만 꼭 인간 중심 설계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주인에게도 편한 곳이여야겠지만 적어도 공간의 주인공인 강아지들의 시선에서 더 고려되면 좋겠다. 이곳에선 강아지가 목줄없이 놀 수 있다! 이 공원에는 어린..
이탈리아 토리노 | 국립영화박물관과 제임스 카메론 특별전 우리는 토리노에 있는 유명한 박물관인 이집트 박물관과 국립영화박물관 중 고민하다 우연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특별전'이 열리는 것을 알고 국립영화박물관(Museo Nazionale del Cinema)으로 향했다. 구글맵에 마블 이미지가 많이 있어서 마블 관련 상설 전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카메론 감독처럼 특별전으로 열렸고, 마블의 인기만큼 아마 리뷰도 많았나 보다.국립영화박물관(Museo Nazionale del Cinema)은 영화의 역사를 다루고 초기 영화 장비와 기술을 전시하고 있다. 단순 전시뿐 아니라 체험형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각적으로 경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영화관은 몰레 안토넬리아나(Mole Antonelliana)라는 돔에 위치해 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그 돔이다.'몰..
일본 삿포로 겨울 | 후키다시 공원의 설경 겨울 여행은 그 나름의 묘미가 있다. '여행'하면 화창한 날씨와 야외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이 생각날 것이다. 독일에 사는 나는 눈을 볼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도 독일에서 5년 동안 살면서 한 두 번은 본 것 같은데 그럴 때마다 독일 친구들이 이상기후라고 놀라곤 한다. 한국을 포함한 눈을 자주 볼 수 있는 나라들은 매년 눈이 내릴 때마다 화창한 날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설경'을 갖고 있다. 일본의 삿포로라는 눈의 도시는 바로 이 설경이 매우 뛰어나고 그래서 수많은 여행객들을 매료한다. 나는 삿포로의 후키다시 공원을 겨울에 방문했다. 이 공원을 방문하기 전까지도 홋카이도에 있었지만 특이하게도 딱 그 당시에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삿포로 설경의 묘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후..
이탈리아 토리노 | 제노바 구시가지와 골목의 수직적 풍경 이탈리아의 해안가 도시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적 특징은 바로 산 언덕에 마을들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독일도 남부로 내려갈 수록 이런 풍경들을 볼 수 있지만 이탈리아의 독특한 특징은 언덕 위 옛 건물들이 높고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보면 그 프레임 안에 산보다 마을이 더 많이 보일 때도 있다.제노바도 이렇게 수직적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가지고 있다. 고개를 살짝 들고봐야하고, 건물 사이로 들어다면 고개를 더 들어야한다. 높고 긴 집들은 안그래도 좁은 골목을 더 좁아 보이게 한다. 날씨가 전반적으로 따뜻한 이탈리아는 날씨의 장점을 살려 야외에서 빨래를 말리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 건물들의 배치도 한 몫했을 것 같다. 빨래 널려고 건물을 이렇게 높고 좁게 세우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건..
이탈리아 제노바 | 제노바 항구와 일 비고 (Il Bigo) 조형물 이탈리아 북서구 항구도시, 제노바로 당일치기 여행을 갔다. 제노바는 고대부터 중요한 항구도시였고 현재는 새롭게 리노베이션된 구항구를 갖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해안가 도시들 중에 가장 큰 도시가 아닐까 싶다. 구시가지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거리도 있고 그린 페스토, 페스토 제노베제, 포카치아등 유명한 음식들도 많아서 당일여행가기 좋은 도시이기도 하다. 토리노에서 제노바까지는 'tranitalia' 라는 앱을 통해 기차 티켓을 살 수 있고, 토리노에서 큰 역인 'Porto Susa' 나 'Porto Nouva' 역에서 대략 두시간 정도 걸린다. 가격은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는 전날에 샀는데도 편도 약 15유로 정도로 살 수 있었다. 제노바역에 내려서 중심가 쪽으로 나가면 바로 이색적인 풍경이..
이탈리아 토리노 | 바실리카 대성당 Basilica di Superga 바실리카 대성당 (Basilica di Superga)는 토리노 동쪽 10km 거리에 있는 수페르가 언덕 (Monte Superga) 에 위치한 바로크양식의 대성당이다. 1700년대에 사보이왕가의 왕실납골당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토리노 시내의 전경을 볼 수 있다. 토리노에 있는 궁전 중 가장 화려한 정원을 가지고 있는 '베나리아 레알레 궁전 (Palast von Venaria Reale)'과 이 바실리카 대성당 중에 어딜갈까 고민하다 대규모의 인위적인 정원보다 풍경을 감상하며 수다나 한바탕 떠들어 재끼고 싶어서 이곳 대성당을 택했다.Sassi 역에서 대성당이 있는 Superga 역까지 산악열차 같은 미니열차가 운행한다. 시내에서 Sassi역까지는 버스랑 트램이 둘 다 연결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