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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간 탐구/Germany

독일 | 올덴부르크 식물원 (미로정원과 원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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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부분의 도시들은 각자의 식물원을 운영한다. 주로 'Botanischer Garte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입장료는 없다. 크지 않은 도시일지라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식물원을 운영하고 어디에 사는 시민이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도시마다 식물원의 모습도 다르고 운영방식도 다르다.

Oldenburg 올덴부르크의 식물원

나는 운이 좋게도 전에 살던 집도, 지금 사는 집도 식물원 인근에 위치했다. 그래서 산책 겸 올덴부르크의 식물원을 종종 가곤 한다.
꽤 자주 갔는데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발견된다. 이번에 발견한 것은 바로 Irrgarten, 번역하면 미로정원이다.

'Irren' 동사는 '헤매다, 착각하다' 등의 의미를 가지고 'Garten'은 '정원'이다. 우리나라에선 '미로정원'의 개념과 가깝다. 독일에서는 미로정원류를 'Irrgaten' 또는 'labyrinth(미로) garten'이라고 부른다.

미로정원

'Start'에서 시작하여 'Ziel(목표)'까지 찾아가는 것이다. 시작지점 뒤에 바로 목표지점이 있어서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오는 경로인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경계석으로 막혀있는 길로 가는 것이 금지되며 정원의 다양한 길들을 구석구석 돌며 구경할 수 있는 동선으로 계획적으로 설계해 놓았다.

미로정원

이 미로정원은 식물원 내의 일부공간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그래서 경계석들이 눈에 잘 띄진 않았다. 그래도 계획적으로 설계된 동선이라 의도되지 않은 길로 들어가게 되면 어찌어찌 다시 제자리로 찾아갈 수밖에 없게 해 놓았다. 여러 기후의 식생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그 지형별로 조성해 놓았는데 미로를 따라 경험하게 된다. 작은 언덕도 올라가고 돌담길도 지나게 된다.

미로정원

안내판에 보면 경계석과 빨간 테이프를 넘어가지 말라고 적혀있다. 나는 이 두 종류의 차이가 의도적인 것인 줄 알았는데 동선설계에 실패해 추후에 빨간 테이프 한 줄을 추가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 작은 규모의 미로에도 생각보다 꽤 더 복잡한 검토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미로정원 안내판

식물원 안에서 다양한 길을 따라가며 보여주는 다채로운 장면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동선을 유도하며 재미의 요소까지 더한 올덴부르크 식물원의 Irrgarten이다.


추가로 이 날 날씨가 화창해서인지 조류들을 평소보다 많이 만났다. 원래는 돌아다니는 닭들을 제일 많이 보았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조류의 무리를 만나게 되었다.

올덴부르크 식물원

어떤 종인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꼭 이 식물원의 주인인 것 마냥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인간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우리는 그냥 투명인간이었다. 전에 방문했을 때는 큰 오리처럼 생긴 어떤 조류가 죽은 쥐를 굴려서 가져가는 생태계의 참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 식물원에서는 원앙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어 화려한 날개를 펼친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산책하고 있는 원앙을 보았다. 나는 이 원앙이 나를 무서워할까 가던 길 편히 가라고 가만히 서있었는데 안 가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꼭 '안 지나가고 뭐 해?'라는 눈빛이었다.

산책중인 원앙 (올덴부르크 식물원)
산책중인 원앙 (올덴부르크 식물원)

올덴부르크 식물원은 그렇게 크지 않은 규모를 갖고 있지만 여러모로 구경할 것들이 많다. 다육이협회에서도 이 식물원과 협업하고 있는 듯했다. 이제 내가 사는 이곳도 여름이 찾아왔고 곧 여름꽃들을 보러 다시 가면 예쁜 꽃들의 사진들과 함께 다시 한번 이 식물원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식물원의 운영시간은 구글맵에서 확인가능하고 입장료는 없다.


위치:
https://maps.app.goo.gl/SykzAH3u4K6k94YL9

Botanical Garden · Olden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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