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 공항 새벽 비박 | 독일에서 살아남기
이탈리아 토리노에 사는 친구를 방문하기 위해 브레멘 공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항공기 KLM을 타고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토리노로 가기로 했다.
아침 6시 15분 비행기여서 늦어도 4시 30분까지는 와야하는데 문제는 우리 집에서 브레멘 공항까지 30분 정도 걸리는데 가는 교통편이 밤 12시 도착 아니면 아침 5시 이후였다.
집에서 30분 밖에 안걸리는 거리에서 숙소를 잡기엔 너무 돈이 아깝기도 하고 그렇다고 도박으로 아침 5시에 도착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브레멘 공항 비박을 하기로 했다!
우선 공항에 밤 12시에 도착했다. 브레멘 공항은 밤 12시부터 새벽 3시까지 문이 잠긴다. 그러나 잠긴 시간엔 경비아저씨가 상주하고 티켓을 확인한 후 들여보내주신다. 1 터미널에 Kamps 라는 빵집이 있는데 그쪽 문으로 들어오려고 기웃대면 아마 경비아저씨가 바로 나올 것이다. 난 다른 문 기웃댔는대도 아저씨도 사람들 관리하는게 일이니까 날 먼저 발견하시고 이것 저것 설명해주셨다.
밤 12시 - 3시 사이에 다시 들어왔다 나갔다 해도 되지만 Kamps 빵집 옆 문으로 티켓 보여주고 들어오라고 하셨다.
그리고 브레멘 공항에는 24시간 무인 편의점이 있다. 카드로 문을 열 수 있고 물건을 고르고 나올 때 계산하는 시스템같다. 전에 왔을 땐 이런 편의점이 없었어서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기 때문에 따로 이용은 안했다.

난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버텨야 했는데 아무래도 나랑 경비아저씨만 있는 듯 했다. 뭔가 더 안정감 들었다. 공항은 텅 비어있었고 5월 초이지만 새벽이였는데 별로 춥지 않았다. 내가 따뜻하게 입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이렇게만 보면 앉을 곳 하나 없어 보이지만 꽤 있다. 구석구석 잘 찾아보자. 카페는 몇개 없지만 아침 4시에 여는 카페와 빵집이 있다.

안마의자도 곳곳에 놓여있다. 마사지를 받지 않아도 어차피 사람도 없는데 여기 앉아서 쉬다가 책보다가 잤다. 그리고 보다시피 조명이 굉장히 밝다. 너무 밝아서 아마 어지간히 빛에 둔하지 않으면 잘 자긴 어려울 것 같다.

너무 밝아서 못자겠으면 그나마 조명이 덜 밝은 안마의자로 옮겨도 된다. 위 사진에서 나는 체크인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그 근처로 가서 일반 의자에 앉아서 찍은 것이다.
라운지도 있다고 하는데 아마 밤 9시면 닫는 걸로 본 것 같다.
와이파이는 3시간까지 무료로 제공해준다고 한다. 난 쓰진 않았다.
콘센트는 음식점이나 카페있는 장소에 뭐 많다고 나와는 있는데 쓰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혼자 공항에서 밤새워야하는 거라 걱정도 좀 하고 정보도 많이 찾아봤는데 명확히 뭔가 나와있어도 그게 현재도 유효한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이 나처럼 시간 애매하게 붕 떠서 브레멘 공항에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